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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속 애순이의 시 <개점복>: 제주 해녀의 삶과 모성애를 담다

연구소장 애비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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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어린 애순이가 쓴 시 <개점복>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의 배경과 그 안에 담긴 깊은 감정, 그리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시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시가 탄생한 배경

<개점복>은 1960년대, 9살 애순(아이유 분)이 제주도에서 문학소녀로 자라던 시절 쓴 작품입니다. 해녀였던 엄마 전광례(염혜란 분)의 고된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어린 마음에 품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시입니다.

애순의 가정은 넉넉하지 못했고, 엄마는 딸이 자신처럼 힘든 해녀의 길을 걷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엄마가 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절대 해녀일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 탄생한 <개점복>은 단순한 동심의 표현을 넘어 깊은 사회적, 가족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에 담긴 감정과 의미 (엄마에 대한 연민과 걱정)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없소. 점복 못봐 안 나오나, 숨이 막혀 못 나오나."

 

해녀인 엄마가 바다에 들어가 전복을 채취하는 동안, 어린 애순의 마음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엄마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이 구절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고된 현실과 소녀의 소망

"점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해녀 엄마가 목숨을 걸고 전복을 채취해 버는 돈은 고작 '백환'(당시 작은 금액)에 불과했습니다.

어린 애순은 그 작은 돈으로 엄마의 하루를 사서,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가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동시에,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를 향한 애틋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무력감과 사랑의 표현

"백환에 하루쯤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엄마의 어망(해녀의 도구)은 '울어망'(아픈 어망)으로 표현되며, 이는 고통받는 엄마의 상징입니다. 어린 애순은 엄마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 구절에는 어린 소녀의 순수한 사랑과 효심이 절절하게 담겨 있습니다.

<개점복>의 상징적 의미

제주 해녀 문화의 재현

<개점복>은 제주도 해녀들의 고단한 노동과 그 속에 담긴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태풍이 와도, 가족보다 전복(점복) 채취가 우선될 수밖에 없는 해녀들의 현실은 제주 여성들의 강인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세대를 잇는 모성과 희생

엄마의 희생을 지켜본 애순은 후에 자신의 딸에게도 같은 마음을 품게 됩니다. "내 딸만큼은 이런 고생을 하지 않길 바란다"는 모성의 마음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사랑의 형태로 드라마 전체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현실과 순수한 바람의 대비

"내 어망 속 태우는 고 놈의 개점복"

 

전복(점복)은 가족의 생계수단이자, 동시에 엄마의 삶을 태우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어린 소녀의 순수한 바람은 시에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마무리하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개점복>은 단순한 문학적 장치를 넘어, 애순이라는 인물의 성장과 가족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제주 해녀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9살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때로 어른들보다 더 맑고 진실하며,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연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 감정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가족의 의미, 희생의 가치, 그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사랑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글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제주 해녀의 문화와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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